언론보도

쫄딱 망했던 PC방 사장, 지금은 PC방 컨설팅 1인자

2019.12.27

어린 나이에 PC방 사장이 되었다가 말 그대로 ‘쫄딱’ 망해 바닥까지 떨어진 이후 10년 만에 ‘세컨드찬스’라는 명함을 들고 전국 900여 개의 PC방을 오픈해 주면서 PC방 프랜차이즈 가맹점수 1위를 기록 중인 젊은이가 있다.
 
주인공 서희원(33) 대표는 “본사가 가맹비, 로열티 안 받고 독자적인 사장님들이 운영하고 있으니까 프랜차이즈라고 할 수는 없고, 1위라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이유를 물으니 “학교나 집 앞 가까운 PC방에 가는 거지 브랜드를 따지며 골라서 가지 않는데 브랜드 사용료 받을 이유가 있을까요?”라며 되묻는다. 그렇게 따지면 브랜드사용료 받을 프랜차이즈 본사가 몇이나 될까. 아직 젊은 나이에 이미 재기전에서 멋지게 승리를 기록하며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서 대표의 신기하고 매력 넘치는 스토리를 들어본다.

  

 카트라이더의 황제 ‘문호준’ 선수(좌)와 함께 기념촬영중인 서희원 대표(우). [사진 서희원]

카트라이더의 황제 ‘문호준’ 선수(좌)와 함께 기념촬영중인 서희원 대표(우). [사진 서희원]

  

Q, ‘세컨드찬스’라는 회사명이 독특한데 어떤 의미인가.
처음에는 다른 이름이었다. 식음료 사업을 확장하면서 회사 이름을 하나 더 지어야 했다. 다른 회사에 다니다 입사한 재무이사가 두 번째이자 마지막이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세컨드찬스’라 짓자고 제안했다. 임원들 모두 재기전을 하는 사람들이어서 그랬는지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원래 있던 회사를 없애면서 자연스럽게 본사 이름으로 정해졌다.

  

Q, 젋은 나이인데 본인도 재기전이었나.
제대하고 알바로 일하던 PC방을 인수했다가 얼마 안 가 쫄딱 망했다. 사장이 권리금 1억원 주고 차린 가게를 2500만원에 넘긴다 하여 얼른 인수했던 것인데 아는 것도 없고 경험도 부족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작은 형의 꿈을 대신 이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큰 형에게 돈을 빌려 일을 벌였다가 어린 나이에 큰 실패를 맛봤다.

  

Q. 실패한 원인이 뭔가.
부잣집 아들인 사장이 운영해 보니 재미없다며 나보고 싼값에 한번 운영해 보라 해서 인수했는데 알고 보니 문제가 많았다. 돈이 걸린 일에 재미가 어디 있나, 세상을 너무 몰랐다. 임대료가 너무 높고 PC 사양은 너무 낮아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데 돈이 없었다. 사장이 어리니 알바 구하기도 힘들었다. 혼자 장사를 잘해 벌어서 해결해야 했다. 손님들에게 인사 잘하고, 단골손님들 이름 외우고, 서비스에 최선을 다했다. 열심히 한 덕인지 근처에서 ‘막내 사장’으로 이름을 날리며 돈을 꽤 벌었다. 그랬더니 금세 주위에 PC방 4곳이 새로 오픈하더라. 자금력 달리는 내가 제일 먼저 망했다. 정리하고 보니 손에 딱 1백만원 남더라. 그 돈으로 여행 갔다 와서 월급 80만원짜리 주방 보조로 취직했다. 다시는 PC방은 쳐다도 보지 않겠다 결심했다.

  

Q. PC방과 다시 연이 닿은 사연은.
연세대학교 정문 앞을 지나가는데 새로 문을 연 PC방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PC방 할 때 오가면서 딱 PC방 하면 좋겠다고 눈여겨 놓은 곳이었다. 신기한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가 일하게 해 달라고 했다. 경력을 인정받아서 점장으로 취직했다. 얼마 전까지 사장이었는데 점장이라니 창피하고 자존심도 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좋아 지원한 것이고, 월급이 8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오른 것에 만족하면서(웃음) 내 가게처럼 열심히 일했다.

  

Q. 지난 일이니 웃으며 말하지만 힘들었을 텐데, 결과는 좋았나.
이전에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쌓인 경험이 도움되었는지 잘 해 나갔다. 본사로부터 일 잘한다고 인정받아 샵매니저, 오픈바이저(새로 오픈하는 매장 세팅하고 관리하는 업무)로 금방금방 승진했다. 성과가 크게 나니까 매출 낮은 매장에 투입되는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내가 맡으면 보통 매출, 이익이 4~7배씩 뛰었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면서 집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들어갈 정도로 미친 듯이 일했다.

  

Q 자신이 생겨 독립해서 다시 창업을 한 것인가.
아니다. 본사에 문제가 생겨서 문을 닫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임원 한 분이랑 새로이 브랜드를 하나 만들었다. ‘3POP(쓰리팝) PC방’은 그렇게 우연히 시작되어 현재 브리즈, 긱스타, 인터라켄 등의 형제 브랜드들과 함께 전국 900여 개로 늘어난 것이다.
세컨드찬스가 문을 연 300~400대 규모의 긱스타 PC방.

세컨드찬스가 문을 연 300~400대 규모의 긱스타 PC방.

Gen.Z(Z세대) 감각에 맞는 인테리어와 시설을 자랑한다. [사진 세컨드찬스]

Gen.Z(Z세대) 감각에 맞는 인테리어와 시설을 자랑한다. [사진 세컨드찬스]

 
  

Q. 성공비결을 간단하게 말해달라.
이전에 정신없이 일하면서 운영노하우 등도 탄탄해 지고 상권 분석하는 법 등도 배웠지만 무엇보다 다른 PC방에 비해 크게 차별화 된 점은 ‘식음료’라고 할 수 있다. 그때까지 대부분의 PC방에서 먹을 수 있는 건 일명 ‘불벅’으로 불리던 인스턴트 포장 ‘불고기버거’에 캔음료, 사발면, 자동커피 등이 전부였다. 우리 PC방에서는 뉴욕핫도그, 탄산음료 디스펜서, 끓여주는 라면, 브랜드 커피 등을 먹을 수 있게 했다. 지금은 독자 개발한 XOXO 핫도그&커피, 완벽한라면, 볶음밥 등으로 발전했다. 최근 TV 유명 프로그램에 ‘음식 맛있는 PC방’으로 자주 소개되는 이유다. TV에 소개되는 PC방의 80% 정도는 우리 PC방이라고 보면 된다.
‘세컨드찬스’가 운영하는 PC방은 다양하고 맛있는 메뉴로도 유명하다. [사진 세컨드찬스]

‘세컨드찬스’가 운영하는 PC방은 다양하고 맛있는 메뉴로도 유명하다. [사진 세컨드찬스]

방송에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기도 하다. 사진 '미운우리새끼' 속 한 장면.

방송에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기도 하다. 사진 '미운우리새끼' 속 한 장면.

  

일반 식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최근 PC방 푸드존. [사진 세컨드찬스]

일반 식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최근 PC방 푸드존. [사진 세컨드찬스]

앉은 자리에서 주문하고 결제하고 먹기 편한 시스템을 자랑한다. [사진 세컨드찬스]

앉은 자리에서 주문하고 결제하고 먹기 편한 시스템을 자랑한다. [사진 세컨드찬스]

  

Q. PC방 운영에서 PC 및 주변 기기 등의 제작까지 확장할 수 있던 비결은.
처음에 PC방 사장할 때부터 조금씩 키워오던 꿈이다. 사장 입장에서 처음에 좋은 PC를 받고 A/S를 잘 받을 수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규모가 큰 PC방 같은 경우 300~400대 정도 PC를 설치하는데 마음에 드는 PC를 공급하고 싶었다. 오랜 준비 끝에 ‘주연테크’와 함께 제작해서 ‘긱스타’라는 독자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다. 괴짜를 뜻하는 긱(GEEK)에 별을 뜻하는 스타(STAR)를 붙여 만든 브랜드다. PC, PC방, 이스포츠 등에서 괴짜가 되고 싶었다. 현재 전국 500여 PC방에 긱스타 PC가 공급되어 있다.

  

‘인텔’과 제휴해서 만든 ‘수랭식 커스텀 PC’. [사진 세컨드찬스]

‘인텔’과 제휴해서 만든 ‘수랭식 커스텀 PC’. [사진 세컨드찬스]

PC방에 긱스타PC들이 설치된 모습. [사진 세컨드찬스]

PC방에 긱스타PC들이 설치된 모습. [사진 세컨드찬스]

  

Q. ‘세컨드찬스’의 주력사업은 무엇인가. 
현재는 PC방 컨설팅회사, PC 및 게이밍 제조회사, 핫도그 프랜차이즈 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맹비, 로열티 받지 않고, 오픈인테리어 하면서도 크게 마진을 남기지 않고, 식음료도 매출은 대기업이 갖고 우리는 순익만 갖는 구조이니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세컨드찬스’는 PC방 업계의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렉스 회사로 거듭날 것이다. 한 회사가 영화를 제작, 배급하고 극장에서 상영하면서 식음료를 팔듯이 PC를 제조, 유통하고 PC방에서 사용하게 하면서 식음료를 팔 것이다. 우리가 오픈하지 않은 PC방에도 우리가 만든 PC와 핫도그 등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성능, 맛 좋고 가격까지 괜찮은데 안 쓸 이유가 없다고 한다. 미국 ‘디즈니’ 사와 계약을 맺고 내년 초에 ‘마블’ 디자인의 PC 주변기기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곧 판매할 계획인 ‘마블’ 디자인의 PC 주변기기들. 왼쪽부터 ‘캡틴아메리카 헤드셑’, ‘아이언맨 마우스’, ‘블랙팬서 키보드’ 등. [사진 세컨드찬스]

곧 판매할 계획인 ‘마블’ 디자인의 PC 주변기기들. 왼쪽부터 ‘캡틴아메리카 헤드셑’, ‘아이언맨 마우스’, ‘블랙팬서 키보드’ 등. [사진 세컨드찬스]

 
  

Q. 앞으로 꿈은 뭔가? 
회사 잘 키워서 PC방 사장님들, 어려운 시기 함께 해온 직원들과 나누고 싶다. 주위에서 나보고 “마음 좋은 사람은 돈 많이 벌기 힘들다”고 충고를 많이 한다. 아마 어려운 직원들 주머니 털어 도와주는 걸 보고 그러는 것 같다.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3POP PC방’의 효자상품 ‘핫도그’도 직원들 도와주다가 힌트 얻어 만들었다. 월급이 적어 고생하는 직원들 수당이라도 늘려주려고 새벽에 PC방에 햄버거 배달하면서 PC방 식음료 유통의 허와 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2020년에 여러 가지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길 것 같은데 모두에게 기대하고 응원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중앙일보 사업개발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쫄딱 망했던 PC방 사장, 지금은 PC방 컨설팅 1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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